가을이 끝나도 새로운 여행지로 둔갑!..
설악산 주전골과 오대산 선재길의 낙엽 여행
가을이 끝나갈 무렵, 화려했던 단풍은 사라지지만 그 자리를 메우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바로 낙엽이다. 낙엽이 수놓은 풍경과 발걸음마다 들리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가을과 겨울 사이의 특별한 매력을 선사한다. 이런 낙엽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로 설악산 주전골과 오대산 선재길을 소개한다.
설악산 주전골
설악산 주전골은 가을 단풍으로 유명하지만, 단풍이 지고 난 후의 모습 또한 아름답다. 주전골의 계곡을 따라 쌓인 낙엽들은 마치 황금빛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주전골의 산책로는 완만한 편이어서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기에 좋다. 길을 걸을 때마다 발아래에서 들리는 낙엽 밟는 소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특히 아침 일찍 방문하면,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낙엽이 쌓인 길을 걷는 몽환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주전골에는 십이폭포, 옥녀폭포 등 아름다운 폭포들이 있는데, 이 시기에 방문하면 폭포 주변에 쌓인 낙엽들과 어우러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맑은 계곡물과 황금빛 낙엽의 대비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오대산 선재길
오대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어지는 약 8km의 숲길이다. 이 길은 가을이 깊어갈수록 더욱 아름다워진다. 울창한 숲에서 떨어진 낙엽들이 길 위에 수북이 쌓여, 걸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가을의 끝자락을 실감하게 해준다.
선재길의 특징은 오래된 전나무와 주목이 많다는 것이다. 이 나무들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낙엽을 밟는 소리를 들으면, 마치 자연이 연주하는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바람이 불 때 나뭇잎들이 흩날리는 모습은 마치 황금빛 눈이 내리는 것 같은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선재길 중간중간에 있는 쉼터에서는 낙엽이 쌓인 숲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때 주변 나무들에 남아있는 마지막 단풍과 땅에 쌓인 낙엽이 만들어내는 색의 대비가 아름답다.
두 곳 모두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가 낙엽 감상의 최적기다. 이 시기에 방문하면 단풍은 거의 졌지만, 그 대신 발걸음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여행 시 주의할 점은 날씨가 쌀쌀해지는 시기이므로 따뜻한 옷차림은 필수다. 또한 낙엽에 덮인 길은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등산화 등 미끄럼 방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설악산 주전골과 오대산 선재길은 각자 다른 매력을 가진 낙엽 여행지다. 주전골에서는 계곡과 어우러진 낙엽의 풍경을, 선재길에서는 울창한 숲속에서의 낙엽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가을과 겨울 사이, 낙엽이 수놓은 이 특별한 풍경을 직접 눈과 귀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