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은행나무 여행지로 손 꼽히는 홍천 은행나무숲
은행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것도 이 곳의 특별한 매력

홍천 은행나무숲은 매년 10월에만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특별한 가을 은행나무 단풍 명소이다.

홍천군 내면 광원리에 위치한 홍천 은행나무숲이 매년 10월 한 달 동안 일반인에게 개방되고 있다. 이 숲은 한 개인이 30년간 정성스레 가꾸어 온 사유지로, 홍천 지역 가을을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숲에는 5미터 간격으로 총 2,00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10월이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은행잎이 장관을 이룬다.

홍천 은행나무숲이 생긴 계기

1985년부터 은행나무 묘목을 심기 시작한 숲의 주인 유기춘 씨는 아내의 만성 소화불량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에 정착했다고 한다. 삼봉 약수의 효험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오대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후, 아내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에서 은행나무숲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2010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매년 10월에만 관광객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그리고 홍천 은행나무숲에서는 은행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이유는 열매가 암나무에서만 열리게 되는데 이 곳에서는 모두 수나무로만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열매 자체가 생기지 않아서 은행 열매 냄새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홍천 은행나무숲의 운영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일몰까지이며, 주변에는 지역 주민들이 개최하는 감자부침과 도토리묵 등 먹거리 장터가 함께 열린다. 또한, 홍천군은 숲이 잘 관리될 수 있도록 비료를 지원하고 임시 전기 사용을 신청해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은행나무숲 주변에는 홍천 9경 중 하나인 삼봉 약수와 구룡령이 위치해 있어 최고의 가을 여행지로 손꼽힌다. 또한, 한탄강 주상절리길, 은하수교, 직탕폭포, 노동당사, 도피안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차로 30분 이내에 위치해 있어 방문객들은 홍천의 여행을 조금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홍천 은행나무숲은 매년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가을철 홍천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꼽히고 있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홍천 은행나무숲에서 황금빛 은행잎 사이로 거닐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드는 이유

가을이 되면 은행나무 잎이 황금빛으로 변하는 현상은 자연의 변화 속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가을 단풍이라고 하면 붉은 단풍을 떠올리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은근히 이 내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현상에는 두 가지 주요 요인이 있다.

첫 번째는 엽록소의 분해이다. 여름 동안 은행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엽록소를 많이 생성하며 푸른 잎을 유지한다. 그러나 가을이 찾아오면서 기온이 낮아지고 일조량이 줄어들어 광합성 활동이 감소한다. 이때 엽록소가 분해되기 시작하고, 엽록소에 가려져 있던 카로틴과 크산토필이라는 노란색 색소가 드러나면서 은행나무의 잎이 노랗게 변하는 것이다.

두 번째 요인은 영양분 공급의 감소이다. 은행나무는 겨울을 대비하여 영양분을 뿌리와 줄기에 저장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잎으로 가는 영양분 공급이 줄어들고, 결국 잎은 영양소 부족으로 색을 잃어가며 서서히 죽어간다. 이로 인해 잎이 최종적으로 낙엽으로 떨어지게 된다.

어떤 이유이던 간에 은행나무가 희생하며 우리에게 보여주는 멋진 은행 단풍은 큰 힘과 추억을 남겨주어 더욱 값진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