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여행지로 딱 좋은 관방제림과 선암사
낙엽이 쌓이는 소리, 그 위를 밟는 발자국 소리. 11월의 끝자락, 가을의 마지막 숨결을 느끼고 싶다면 전라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수백 년 된 거목들이 늘어선 담양의 관방제림과, 산사에 깃든 천년의 역사를 품은 순천 선암사 여행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담양 관방제림
관방제림은 담양읍을 감돌아 흐르는 담양천의 북쪽 제방을 따라 조성된 숲이다. ‘관에서 만든 제방의 숲’이라는 뜻을 가진 이 곳은 1648년 당시 담양부사 성이성이 홍수를 막기 위해 제방을 쌓고 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되었다.
11월 말의 관방제림은 특별한 매력이 있다. 울긋불긋했던 단풍은 지났지만, 대신 노란 은행잎과 갈색 낙엽이 길을 수놓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 수백 년 된 거목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준다.
관방제림은 단순한 숲길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300~400년 된 나무들은 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이 숲은 홍수를 막는 실용적 기능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쉼터 역할도 해왔다.
[관방제림 여행 정보]
위치: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담양리 350
관람 시간: 연중무휴, 24시간 개방
입장료: 무료
주차: 관방제림 주차장 이용 가능 (유료)
순천 선암사
순천 조계산에 위치한 선암사는 신라 시대인 529년에 창건된 천년 고찰이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중 하나로,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11월 말의 선암사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려했던 단풍은 지났지만, 대신 은행나무와 단풍나무의 낙엽이 절 마당을 황금빛으로 덮어 말이 안 나오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대광보전 앞마당의 은행나무 낙엽이 만드는 풍경은 SNS에서도 인기가 많지만 수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선암사의 특별한 점은 세 가지가 없다는 것이다. 사천왕문이 없고, 대웅전에 협시보살상이 없으며, 대웅전 어간문이 없다. 이는 각각 독특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불교 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흥미로운 탐구 대상이 된다.
또한 선암사 입구의 승선교(보물 제400호)와 절 안의 동·서 삼층석탑(보물 제395호) 등 귀중한 문화재들도 만나볼 수 있다.
[선암사 여행 정보]
위치: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길 450
관람 시간: 매일 08:00-18:00
입장료: 성인 3,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 선암사 주차장 이용 가능 (무료)
관방제림과 선암사, 이 두 곳은 12월이 오기 전 방문하기 좋은 여행지다. 화려한 단풍은 지났지만, 대신 고요하고 차분한 늦가을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의 숨결과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한국 불교의 정수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이 두 곳으로의 여행은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